45일간의 LA 생존기 🇺🇸🚀 답은 늘 현장에 있었다!

45일간의 LA 생존기 🇺🇸🚀 답은 늘 현장에 있었다!

5월 워싱턴 D.C.와 버지니아에서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8월에는 다시 LA로 향했다. 이번에는 개발팀 4명이 새롭게 합류해 총 6명이 함께한 출장이었다.

보통 해외 출장은 세일즈팀이 주도하지만, 미국처럼 크고 복합적인 시장에서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미국은 지역별로 산업 생태계와 문화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현지에서 시장 문제를 직접 정의하고 잠재 고객사를 만나 피드백을 즉시 반영하며 빠르게 시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큰 투자였다. 비용 부담뿐만 아니라 팀의 절반이 해외에 나가 있는 만큼, 한국 본사에는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미국팀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잘 지켜준 한국팀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

이번 LA 출장의 성과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증명될 것이다. 아직은 그 과정 속에 있지만, 분명한 건 “한 걸음 내딛지 않으면 다음 발자국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클라이원트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려온 덕분에, 지금 여섯 명의 팀원이 함께 도전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이번 출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얻은 인사이트들은 분명 앞으로 더 큰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감사한 점은, 클라이원트를 믿고 미국 서비스를 도입해준 다섯 곳의 고객사가 생겼다는 것이다. 각자의 산업과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가 공공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명확한 니즈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 한 고객은 몇 년 전 미국 정부 입찰에 직접 도전했지만, 절차가 너무 복잡해 중도에 포기한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그들은 신뢰할 만한 정부 조달 협력 파트너(teaming partner)를 찾고 있었고, 이번에는 클라이원트와 함께 다시 정부 조달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약 130곳의 고객사가 클라이원트를 이용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제 막 다섯 곳이 시작일 뿐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이곳에서도 수많은 기업이 클라이원트를 통해 성장하고 매출을 높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기록이 훗날 우리의 초심을 되돌아보는 나침반이 되기를 바라며, 이제부터 이번 여정에서 느낀 점을 하나씩 솔직하게 공유한다.


LA 출장을 오게 된 이유

지난 동부 출장 이후 “왜 서부로 왔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참고로, 동부와 서부는 같은 미국이지만 거의 다른 나라 수준이다. 이번에 그 차이를 확실히 느꼈다.)

앞서 블로그에서 언급했듯, 우리의 첫 미국 고객사는 캘리포니아에 있었다. 늘 고객의 목소리 속에 답이 있다고 믿기에, 다음 행선지는 자연스럽게 '고객 옆'이었다. 그래서 고객의 사무실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2층짜리 에어비앤비를 아지트로 정했다. 넓은 부엌과 차고, 작은 마당이 있는 전형적인 미국식 주택이었다.

이번 출장에서도 우리는 하나의 약속을 세웠다.

“매일 아침부터 새벽까지, 전투적으로 몰입하자 🔥”

피곤할 때는 잠시 낮잠을 자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치열하면서도 때로는 낭만적인 일정이었다.

캘리포니아의 하늘은 유난히 맑고 상쾌했다. 생각이 복잡할 때면 테라스로 나와 10분쯤 머리를 식혔고, 저녁에는 팀원들과 숙소 주변을 함께 뛰며 체력을 다졌다. 그때 바라본 노을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사실 이런 개발 업무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 있다’는 사실이 주는 에너지는 분명 달랐다. (물론, 업무 시간도 그만큼 길었다.)

결국 이번 출장의 첫 번째 목적은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었다. 매주 한두 번 대면 미팅을 진행하며, 우리의 전략과 솔루션이 실제로 통하는지 검증했다.

하지만 초반에는 그들의 신뢰를 온전히 얻기가 쉽지 않았다. 미국 서비스의 첫 고객이었기에, 보여줄 만한 성공 사례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고민을 전방위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로 인해, 지금은 신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입찰 컨설턴트 못지않은 지식과 노하우를 빠르게 쌓았다.

이제는 미국의 경쟁사나 정부 기관이 진행하는 세미나를 들어도, 그중 95%는 이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른 채 맨땅에서 시작했기에 매일같이 미국 공공 데이터를 파고들고, 정부 정책의 배경과 최신 뉴스를 공부하며, 부족할 때는 현지 전문가 인터뷰까지 요청했다. 그 결과, 이제는 미국 공공 시장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생긴 것 같다.


미국 공공입찰의 노하우를 터득하다

예를 들어, 고객사를 위해 깊이 조사하던 중 특정 산업에서 한 기관이 6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데이터를 발견했다. 처음엔 단순히 “로비를 잘해서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조사해보니 오래전 제정된 법 조항이 그 배경이었다.

이런 데이터는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진짜 통찰은 현장의 목소리에서 나온다. 그래서 해당 업계에서 실제 수주 경험이 있는 기업 리스트를 뽑아 수십 통의 콜드콜을 걸었다. 대부분은 짧게 응답했지만, 가끔 오랜 경험을 가진 분을 만나면 귀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독점 구조의 원인과 이를 우회하는 전략을 배웠다.

예컨대 연방·주정부 중심 정책이라면 카운티(county)나 시(city) 수준의 입찰로 시야를 넓히거나, 이미 독점하고 있는 기관과 협력해 입찰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을 거다. 하지만 여러 입찰 기업과 전문가들과 소통해 본 결과, 가장 효과적인 우회 전략은 Set-Aside 기업과의 협력(teaming)이다.

참고로, Set-Aside는 소수민족과 중소기업의 경제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 정책으로, 이들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하고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Set-Aside 기업은 입찰 경쟁 없이 수의계약(Sole Source)을 체결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혜택이 주어지며, 일반 분야는 최대 450만 달러(약 65억 원), 제조 분야는 최대 700만 달러(약 100억 원)까지 계약이 가능하다.

미국 공공입찰 시장은 연방과 주정부를 합쳐 약 2,3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 중 23%, 즉 529조 원이 법적으로 Set-Aside 기업에 할당된다. 이는 한국의 전체 공공 조달 시장(약 200조 원)의 약 2.7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 미국 연방조달 우선순위 체계 (Federal Contracting Hierarchy)

아래는 미국 정부가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어떤 순서로 공급처를 선정하는지를 보여주는 우선순위이다.

정부는 모든 계약을 발주하기 전에 다음 순서로 검토한다:

  1. 이 품목을 UNICOR(연방 교도소산업청) 에서 구매할 수 있는가?
  2. 해당하지 않으면 AbilityOne Program(장애인 고용기관)에서 구매 가능한가?
  3. 위 두 가지가 아니면 Set-Aside 대상 기업(소수계, 여성, 재향군인, 중소기업 등)에게 우선권을 줄 수 있는가?
  4. 그래도 해당되지 않을 경우에만 Full & Open Competition(자유경쟁) 으로 전환한다.
조달 단계 (우선순위) 프로그램 그룹 대표 프로그램 / 설명
1️⃣ Mandatory Sources (의무조달원) 정부가 반드시 먼저 검토해야 하는 공급처 Federal Prison Industries (FPI / UNICOR) — 연방 교도소산업청 생산품 • AbilityOne Program — 장애인 고용기관 생산품 (NIB / SourceAmerica)
2️⃣ Set-Aside Programs (우대기업 전용 입찰) 중소기업 및 사회·경제적 약자 보호 제도 Tribal / ANC / NHO — 원주민 소유 기업, 무제한 Sole-Source 가능 • 8(a) — 사회·경제적 약자 중소기업, Mentorship 지원 • SDVOSB / VOSB — (장애)재향군인 소유 기업, VA/DoD 우선권 • HUBZone — 저소득 지역 기업, 10% 가격 가점 • WOSB / EDWOSB — 여성 소유 기업, 특정 산업 Set-Aside • SBSA — 일반 중소기업, 대기업 참여 제한
3️⃣ Full & Open Competition (완전 경쟁) 모든 기업 참여 가능 (대기업 포함) • 제한 없는 개방형 입찰 • 모든 자격 보유 기업이 자유롭게 경쟁 (FAR Part 6 기준)

참고로, 일반 기업이 신청할 수 있는 Set-Aside 중 가장 강력한 혜택은 8(a) 프로그램이며, 한 번만 취득할 수 있으며 유효기간은 최대 9년이다. 따라서 신청 시기가 매우 중요하며, 대부분 teaming을 통한 하청(subcontracting)으로 실적을 충분히 쌓은 뒤, 주계약자(prime contractor)로 도전할 시점에 8(a)를 신청한다.

주요 Set-Aside 세부 분류

구분 프로그램명 대상 및 주요 혜택
Tribal / ANC / NHO Alaska Native, Native American, Native Hawaiian 소유 기업 무제한 Sole-Source 가능, 8(a) 자동 자격 부여
8(a) 사회·경제적 약자 중소기업 Mentorship Program, Sole-Source 계약, 경쟁 제한 입찰
SDVOSB / VOSB (장애)재향군인 소유 기업 VA/DoD 계약 우선권, 특정 계약 단독 수주 가능
HUBZone 저소득 지역 기반 기업 입찰 시 10% 가격 가점,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
WOSB / EDWOSB 여성 소유 (경제적 약자 포함) 기업 특정 NAICS 산업군 Set-Aside, 여성기업 활성화
SBSA 일반 중소기업 대기업 참여 제한, 중소기업만 입찰 가능

하지만 이처럼 Set-Aside 기업은 다양한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실제로는 자체 제품이나 서비스가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들은 경쟁력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과 teaming을 통해 협력 관계를 맺고자 하며, 자신들은 주계약자(Prime Contractor)로, 파트너 기업은 하청(Subcontractor)으로 참여하는 상생 구조를 늘 찾고 있다. 즉,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제공하고 그들의 지위를 빌림으로써 함께 입찰을 보다 쉽게 따낼 수 있는 전략적 조건을 갖추는 것이 공동의 목표다.

이것이 클라이원트가 새롭게 미국 정부 조달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에게 제시하는, teaming을 통한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한국계 기업들과의 협력과 배움

미국 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대면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입찰을 경험한 분이든 아직 관심만 있는 분이든,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LA는 미국 내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가장 강한 지역이다. 소개를 통해 여러 한국계 기업인을 만났는데, 대부분은 “미국에서 오래 사업했지만 정부 입찰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생소한 분야이자, 대기업이나 국방 사업만 하는 영역이라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이유를 추측하자면, 앞서 언급했듯 미국의 정부 조달 제도는 원래 군 복무 경험자를 중심으로 시작된 구조이기 때문에, 한국계에게는 상대적으로 접근 기회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공공입찰에 참여하는 한인 기업인들 중 상당수가 미군 복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진입한 경우가 많다.

낯선 땅에서 맨손으로 사업을 일궈낸 이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이었다. 어떤 분은 건설업으로 정부 조달에 적극 참여해 40명 넘는 회사를 일궜지만, 코로나로 부도를 겪은 뒤에도 다시 재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실패마저 배움으로 삼는 그 태도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

그렇게 타지에서 터를 잡은 선배들을 만나며, 우리 역시 미국에서 도전할 수 있음에 대한 감사와 사명감을 다시금 느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언제나 아낌없는 조언을 전해주신 LA 한인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LA에서 느낀 미국 사업의 방향성

샌프란시스코가 테크, 뉴욕이 금융이라면 LA는 테크·헬스케어·물류가 융합된 다층적 산업 구조를 가진 도시다. 특히 출장 마지막 날 방문한 롱비치 항구에서 우리는 그 압도적인 규모를 직접 보며, 미국 경제의 스케일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끝도 없이 크레인과 컨테이너가 늘어선 롱비치항

최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공공 조달 시장은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를 ‘정체’라기보다 ‘재정비’ 단계로 보는 현지 입찰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 AI, 물류, 국방 분야에 명확히 집중 투자하면서, USAID와 같은 기관은 폐쇄 및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은 반면, 2026 회계연도 예산안 기준으로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등의 예산은 각각 13%와 65% 증가했다.

결국 리더십의 관심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주시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에 따라 많은 입찰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에 초점을 맞추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변화의 시기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방향을 읽는 통찰이 중요하다.


마무리하며

클라이원트는 앞으로도 미국 정부 입찰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통해, 미국 진출을 꿈꾸는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 “설마 우리 회사도 미국 조달을 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든다면, 아래 버튼을 통해 언제든 편하게 연락해주시길 바란다.

앞으로도 클라이원트의 성장기를 투명하고 생생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현장에서 찍은 몇 장의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 (문의메일: sales@cliwant.com)


클라이원트 홈파티 & 회식 현장 — 단체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