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클라이원트, OpenAI 협업 스타트업 최종 선정

[조선일보] 클라이원트, OpenAI 협업 스타트업 최종 선정

美 오픈AI 본사에 뜬 K-스타트업 군단...올트먼의 선택은

오픈AI 본사에서 K스타트업 매칭데이 열려
7분 사업 소개에 송곳 질문 쏟아져
올트먼, 깜짝 등장해 스타트업과 문답도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열린 'K스타트업 & 오픈AI 매칭데이'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직접 나서서 스타트업들과 문답을 하고 있는 모습./오픈AI 제공

“우리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의 AI반도체를 써야 할 이유가 있나요?”

14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 ‘1960 빌딩’ 회의실. AI반도체를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퓨리오사’의 백준호 대표가 사업 소개를 마치자, 발표를 유심히 듣던 오픈AI 심사위원들은 곧바로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백 대표가 “오픈AI의 AI모델이 구글보다 낫듯, 스타트업인 우리의 기술이 대기업보다 혁신적이다”라고 답하자, 심사위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혁신이냐”라고 되물었다. 퓨리오사의 AI반도체 가격이 미정이라는 점을 짚으며 “AI반도체 공급난 때문인가”라고도 구체적인 이유를 따지기도 했다.

이날 오픈AI 본사 건물에선 국내 스타트업 14곳이 오픈AI 정책·투자 실무진 앞에서 사업 소개를 하는 ‘K스타트업 및 오픈AI 매칭데이’ 행사가 열렸다. 이들 업체들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재로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열렸던 예선전에서 총 220개 업체 중 오픈AI의 선택을 받은 ‘결승 진출자’들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오픈AI가 특정 국가의 스타트업들을 잠재적 협력 상대로 정하고, 본사에 초청까지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 적이 없다”며 “그만큼 한국 스타트업들의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K스타트업에 빠진 오픈AI

오픈AI의 사옥 중 하나인 '1960빌딩'./공동취재단

이날 방문한 오픈AI 사옥 내부는 GPT-4를 이을 첨단 AI모델 GPT-5의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기술 유출과 산업 스파이에 특별히 민감한 모습이었다.출입하는 외부인의 사전 등록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할 뿐 아니라, 사옥 내에서의 사진·영상 촬영 또는 녹취도 불가했다. 제조 공장 같은 외관을 한 사옥 내부는 스타트업 답게 깔끔하고 개방감 있게 개조됐고, 곳곳에 넝쿨 식물들이 배치돼 있었다.

이날 발표 회의실은 스타트업·중기부·오픈AI 관계자 등 40여명으로 꽉 들어찼다. 현장 심사위원으론 샌디 쿤바타나간 오픈AI 아시아태평양 정책담당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던 미국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 출신 투자 전문가 등을 비롯한 오픈AI 실세들이 총출동했다. 회사에서 업무를 보던 올트먼 CEO 본인도 행사 마지막에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해 스타트업 대표들과 즉석 문답을 진행하기도 했다. 오픈AI 관계자는 “오늘 발표에 참석한 기업들의 자료는 올트먼이 모두 챙겨봤다”고 전했다.

‘결승’ 무대에서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7분. 이 사이에 사업 소개와 질의응답을 마쳐야 하는 것이다. 발표 시작 후 5분이 지나면 오픈AI의 진행요원이 회의실 뒷편에서 손을 흔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 사인’을 보냈다. 사인이 나올 때마다 무대 위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오픈AI와의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황금 기회’를 놓칠까 노심초사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영어가 다소 불편한 일부 스타트업 대표들도 자신들의 기술을 전달하기 위해 달달 외운 영어 문장으로 최선을 다해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열린 'K스타트업 & 오픈AI 매칭데이'에서 '일반인공지능 잠재력상'을 수상한 3개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오픈AI 제공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스타트업 중 하나인 ‘클라이원트’는 발표가 끝남과 동시에 심사위원 4명 중 3명에게서 질문 공세를 받았다. 벤처 투자계에선 심사위원들의 높은 질문 강도를 높은 관심도와 동일시해, 일종의 긍정적 사인으로 받아들인다. 클라이원트는 노후화된 입찰 시스템을 AI로 혁신시키겠다는 업체로, 좀처럼 알맞은 입찰공문을 찾기 어려웠던 회사들을 대신해 수십만건의 자료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공고를 찾아주는 AI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업체는 이미 오픈AI의 AI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이기도 하다. “정확한 연간반복매출이 얼마인가”, “고객은 어떻게 확보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받은 이 업체는 또 다른 스타트업인 ‘마리나체인’, ‘와들’과 함께 행사 후 오픈AI가 선정한 ‘일반인공지능 잠재력상(Most AGI Potential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14사중 10사, ‘글로벌 협업’ 대상으로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열린 'K스타트업 & 오픈AI 매칭데이'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오픈AI 제공

한편 중기부는 오픈AI의 심사 결과를 토대로 ‘2024년도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10개사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수면테크 업체 에이슬립, 간호 진단 기록 생성 시스템 개발 업체 디케이메디인포, 리테일 테크 업체 넥스트페이먼츠 등 AI기술을 실생활 곳곳에 적용시키고 있는 스타트업들이다. 중기부의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와 손잡고 국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6월 올트먼의 방한을 계기로 오픈AI도 이 프로그램의 후원사로 들어오게 됐다. 이번 ‘매칭데이’도 이 프로그램의 연장선에서 추진된 것이다. 10개 선정 기업은 중기부로부터 사업화 자금 최대 2억원을 지원 받게 되며, 오픈AI로부터 오픈AI 서비스 비용 지원과 전문가 멘토링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언론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4/03/17/U6TTAFJVOBEULK62KMPSNONF2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