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예가 뜻과 작동 원리, 공공입찰 예정가격이 결정되는 과정

복수예가(복수예비가격)의 뜻과 작동 원리를 실제 숫자 예시로 쉽게 풀어봤습니다. 공공입찰 예정가격이 결정되는 과정, 장단점, 예측 가능 여부까지 한 번에 정리합니다.

복수예가 뜻과 작동 원리, 공공입찰 예정가격이 결정되는 과정

나라장터에서 처음 전자입찰에 참여하면 낯선 화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15개 번호가 나열되어 있고, 그중 2개를 고르라는 안내가 뜹니다. 복수예비가격 선택. 번호 옆에 금액이 적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슨 번호인지, 왜 고르는 건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2개를 찍어야 합니다.

이 단계가 바로 복수예가 절차입니다. 공공입찰에서 예정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과정인데, 입찰에 처음 참여하는 기업 담당자에게는 가장 혼란스러운 구간이기도 합니다.


복수예가의 정확한 뜻

복수예가는 '복수예비가격'의 줄임말입니다. 공공입찰에서 예정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격 산정 방식을 가리킵니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발주처(조달청)가 기초금액을 기준으로 ±2~3% 범위 안에서 15개의 서로 다른 가격을 만듭니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이 15개 번호 중 2개씩 선택하면, 가장 많이 선택된 4개 가격의 산술평균이 최종 예정가격으로 확정됩니다. 이 예정가격이 낙찰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정의만 보면 복잡해 보이는데, 비유를 들면 금방 감이 옵니다.


중고차 거래로 이해하는 복수예가

차 보러 오셨나요?

중고차를 판매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판매자인 정부가 차의 적정 가격을 1,000만 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격을 미리 공개하면 구매자들이 그 숫자에 맞춰 전략을 짤 수 있고,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정부는 다른 방법을 씁니다. 기본 가격(기초금액) 1,000만 원을 공개한 뒤, 이 금액의 위아래 2~3% 범위에서 15개의 다른 가격을 만듭니다. 970만 원부터 1,030만 원 사이에 15개 숫자가 뿌려지는 겁니다. 구매자들에게는 실제 금액을 보여주지 않고 번호만 보여줍니다. 각 구매자가 2개의 번호를 고르면,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한 4개 가격의 평균이 최종 기준 가격이 됩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누구도 최종 기준 가격을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번호를 선택하는 시점에는 각 번호에 어떤 금액이 배정되어 있는지 모르고, 다른 참가자들이 어떤 번호를 골랐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실제 숫자로 보는 복수예가 작동 과정

구체적인 숫자로 한 번 더 따라가 보겠습니다.

생성 된 15개의 가격

어떤 공사의 기초금액이 1억 원으로 정해졌습니다. 조달청은 이 금액의 ±2% 범위, 즉 9,800만 원에서 1억 200만 원 사이에서 15개의 예비가격을 생성합니다. 9,800만 원, 9,830만 원, 9,860만 원 같은 식으로 일정 간격으로 배치됩니다.

입찰에 참여한 100개 업체가 각각 15개 번호 중 2개를 선택합니다. 집계 결과 가장 많이 선택된 4개 가격이 아래와 같다고 가정하면:

  • 9,950만 원 (30명 선택)
  • 1억 50만 원 (28명 선택)
  • 9,900만 원 (25명 선택)
  • 1억 100만 원 (22명 선택)

이 4개 가격의 산술평균인 1억 원이 최종 예정가격으로 확정됩니다. 이후 각 업체가 제시한 입찰가격 중에서 예정가격 이하이면서 예정가격의 일정 비율(예: 87.745%)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 가운데, 예정가격에 가장 가까운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낙찰됩니다.


복수예가가 존재하는 이유

이 제도가 작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정성 확보입니다. 예정가격이 확률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 업체에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담합을 시도하더라도 다른 참가자들의 선택까지 통제할 수는 없으니, 원하는 가격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가격의 적정성도 함께 확보됩니다. 기초금액 대비 ±2~3% 범위 안에서만 가격이 형성되니,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예정가격이 나올 가능성이 차단됩니다. 발주처의 예산 낭비를 막으면서 동시에 수주 업체의 적정 이윤도 보장하는 구조입니다.

여러 입찰 참가자의 선택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집단 판단이 작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정한 가격보다 다수의 선택이 모인 가격이 시장 상황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복수예가의 한계

제도 자체가 복잡합니다. 입찰 경험이 없는 담당자에게는 15개 번호를 선택하라는 화면부터 진입 장벽이 됩니다. "이걸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2개를 찍게 되니, 처음 참여하는 기업일수록 심리적 부담이 큽니다.

예정가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공정성 측면에서는 좋지만, 입찰 전략을 세우는 입장에서는 기준점이 불확실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경험이 많은 대기업은 과거 데이터와 분석 인력을 활용해 패턴을 읽으려 하지만, 데이터 축적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입니다.

운의 요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치밀하게 분석해도 다른 참가자들이 어떤 번호를 선택할지는 통제할 수 없고, 그 결과에 따라 예정가격이 달라집니다. 입찰에서 반복적으로 떨어지는 팀의 공통 실수를 점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복수예가 자체를 맞추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복수예가 예측이 가능한가

클라이원트가 기업 고객사를 만나다 보면 이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투찰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15개 가격이 비공개 상태에서 생성되고 다수 참가자의 선택이 결합되어 결정되기 때문에, 로또 번호를 맞추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구조입니다.

클라이원트에서는 경쟁 기업의 지난 5년간(2020~2024년) 평균, 최고, 최저 투찰률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경우 경쟁사가 대략 어느 수준의 투찰률을 적용할지 벤치마크할 수 있습니다.

특정 투찰률로 입찰할 경우 경쟁사의 투찰률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가격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과거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복수예가 자체를 맞추는 건 불가능하지만, 경쟁 환경을 데이터로 파악하고 그 안에서 최선의 가격대를 찾는 접근은 가능합니다.

많은 입찰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결과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팀이, 매번 감으로 찍는 팀보다 수주율에서 앞서는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RFP 분석과 제안서 작성에 AI를 접목하면 이 분석 과정이 더 빨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