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성공적인 수주 전략의 시작 - RFP의 핵심 분석

2부: 성공적인 수주 전략의 시작 - RFP의 핵심 분석

이제부터는 실전입니다. 수주 전략의 시작은 무엇보다도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 분석입니다. RFP는 고객이 "우리 이런 걸 만들고 싶으니, 누가 제일 잘 만드는지 제안해 달라"는 요청서입니다.

천천히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분석하면 되겠지만, 하루에도 수천 건씩 나오는 수십에서 수백 페이지의 RFP를 전부 읽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본 입찰에 참여할지 말지부터 결정하는 분석법을 익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RFP 핵심 분석의 첫 단계입니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봐야 빠르게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까요? 실제 제안요청서 목차를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RFP의 사업명은 <키오스크 UI 플랫폼 개선 및 운영>입니다. 그리고 아래에 보이는 것이 본 RFP의 목차입니다.

  1. 사업 개요: 발주기관이 본 사업 공고를 낸 이유와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사업 추진 계획: 본 사업을 어떤 식으로, 어떤 내용으로 추진할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3. 제안 요청 내용: 본 사업의 주요 요구사항이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4. 제안서 작성 안내: 제안서를 작성하는 폼과 유의사항이 담겨 있습니다.
  5. 입찰 및 제안 안내: 낙찰자 선정 방식과 평가표를 분석할 수 있고, 입찰 참가자격을 알 수 있습니다.

자, 위 5가지 내용 중에서 우리는 무엇부터 봐야 할까요?

  • A)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인 것처럼 발주 기관의 의도를 분석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 B) 프로젝트는 상세 요구사항 분석이 먼저지!
  • C) 아니야 아니야~ 무조건 입찰 참가자격부터 봐야 시간 낭비를 안 하지.
  • D)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먼. 평가표부터 보고 시작해야지.

정답은 무엇일까요? 사실 입찰사마다의 성향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답을 알려드리면 A, B, C, D 모두 정답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국내외 공공과 민간 입찰을 보면서 깨달은 것은, RFP 분석의 핵심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입니다. 이 문장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1. 우리 회사의 주요 사업 방향과 일치하느냐 → 주요 사업 방향과 다른 프로젝트는 단순 외주일 뿐입니다.
  2. 우리 회사가 수주할 경쟁력이 있겠느냐 → 평소 우리 회사의 경쟁력을 본 제안서에 담을 수 있느냐를 찾는 것입니다.

위 두 가지 기준으로 보면 A, B, C, D 모두 부분적으로는 포함됩니다. 하지만 RFP의 핵심 분석이란 "빠르고 정확하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입니다. 제가 바라보는 핵심은 바로 “2. 사업 추진 계획”의 1, 2, 3번입니다.

9~12페이지, 딱 4페이지만 보면 됩니다.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양이고 내용입니다. '4. 세부사업 내용'은 볼 필요 없습니다.

혹자는 "입찰자격이 되지도 않으면 이런 걸 아무리 분석해도 소용없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부터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자격 요건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 사업 내용과 우리 기업의 주요 사업 방향이 다르면, 충족할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요구하는 인증서나 직접 생산이 없을 때는 빠르게 획득하거나, 파트너 업체를 찾아서 함께 들어가면 됩니다. 자격 요건을 맞출 수 없을 때는 다음에 반드시 채워야 하는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드는 것이지, 자격 요건을 두려워해서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이 4페이지에서 어떻게 위 두 가지를 발견할 수 있을까를 분석해보겠습니다. (분석은 제가 다녔던 이전 회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하겠습니다.)

사실 4페이지까지도 아니고 첫 페이지만 봐도 답이 나왔습니다. 이는 운이 좋은 케이스지만, 보통 4페이지를 다 봐야 합니다. 본 사업은 첫 페이지의 추진 목표만 보고도 주요 사업 방향이 일치하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됩니다.

팀장급 이상은 이렇게 하겠지만, 아직 경험이 적은 주니어 분들에게는 두 가지 팁을 드리겠습니다.

  1. 우리 회사가 전에 제안했던 모든 제안서를 다 보면서 우리의 경쟁력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이전에 수주했던 레퍼런스 목록과 키워드만 뽑아서 준비하세요.
  2. 우리 회사의 특허나 개발의 우수성 등을 개발 팀장님에게 공유받으세요.

이 두 가지를 통해 RFP 핵심 분석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들어갈 수 있는 RFP를 찾았다면, 이후에는 상부에 보고해서 진행 결정을 내리고 본격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RFP 분석 후 제안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ritten by Junho, CEO @ Cli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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