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사람 손으로 할 수 있는가: 인턴 한 명과 엑셀의 한계 | Signals EP.11

"인턴 한 명 앉혀서 엑셀로 정리하면 되지 않나?"에 진지하게 답한다. 자동화의 목표는 사람 대체가 아닌, 사람이 잘하는 일에 집중하게 하는 것. 시리즈 11편.

공공 영업 모니터링 자동화 — 사람과 기계의 분업 원칙
자동화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잘하는 일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시리즈: 공공데이터에서 영업 시그널을 자동으로 발굴하기까지, 10편 읽기

"엑셀로 정리하면 되지 않나?"

이 프로젝트를 설명하면 종종 듣는 반응이 있다.

"인턴 한 명 앉혀서 매일 사이트 확인하고 엑셀에 정리하면 되지 않나?"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해보겠다.

수학으로 따져보자

한 사람이 하루에 8시간 일한다고 치자.

  • 모니터링 대상: 30개 사이트, 각 사이트에 평균 3~4개 게시판
  • 한 게시판을 열고, 새 글을 확인하고, 관련 있는지 판단하는 데 평균 3분
  • 30 사이트 × 3.5 게시판 × 3분 = 315분, 약 5시간 15분

그럼 하루 8시간 중 5시간이 "확인"에만 간다. 엑셀 정리, 첨부파일 확인, 영업팀 공유 시간은 남지 않는다.

게다가 이건 "오늘 올라온 글"만 확인하는 경우다. 어제 늦게 올라온 글, 어제 못 본 글, 지난주에 놓친 글까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훨씬 더 필요하다.

3개월의 번아웃

실제로 이 업무를 사람이 했던 시절이 있다. 결과는 예상 가능했다.

첫 주는 열심히 한다. 둘째 주부터 패턴이 생긴다. "이 사이트는 어차피 별로니까 건너뛰자", 이렇게 하나둘 빠진다. 셋째 주부터 손이 느려진다. 월요일에 30개 다 보다가, 화요일에는 20개, 수요일에는 10개. 두 달이 지나면 "중요한 것 같은" 5~6개 사이트만 보게 된다.

3개월이 되면 포기하거나, 아니면 형식적으로 한다. "확인했습니다"라고 보고하지만 실제로는 대충 훑어보는 수준.

사람이 잘하는 일, 기계가 잘하는 일

문제는 "사람이 못하는 일"을 사람에게 시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기계가 잘하는 일

  • 30개 사이트를 매시간 빠짐없이 확인
  • 수천 건의 데이터를 동일한 기준으로 정리
  • 지난 6개월 데이터와 오늘 데이터를 비교
  • 중복 감지, 노이즈 필터링
  • 18만 건 전체에서 키워드 기반 유사 시그널 찾기

사람이 잘하는 일

  • "이건 우리한테 진짜 의미 있는 기회인가?" 판단
  • 고객 담당자와의 관계에서 얻은 비공식 정보와 연결
  • 제안 전략 수립
  • 우선순위 판단과 자원 배분

자동화의 목표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다. 사람이 잘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계가 잘하는 일을 기계에게 넘기는 것이다. 매일 5시간 사이트 확인하던 사람이, 그 5시간을 "시스템이 발견한 시그널을 검토하고 후속 전략을 세우는 데" 쓸 수 있다면, 그게 자동화의 진짜 가치다.

엑셀의 한계

"엑셀로 정리" 접근의 근본적인 문제는 데이터가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엑셀에 정리한 데이터는 정리한 순간의 스냅샷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오면 수동으로 추가해야 한다. 중복 확인도 사람이 해야 한다. 연결도 사람이 해야 한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엑셀은 느려지고, 화면 바깥의 데이터는 검색도 안 된다.

18만 건의 데이터를 엑셀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파일이 열리지도 않을 것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이렇다.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확인하는 일"만 하면서, 정작 "활용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데이터 품질 관리가 왜 끝나지 않는 전쟁인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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