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세계섬박람회: 박람회 13곳 수의계약 1,630건을 금액순으로 분석해봤습니다

1인 견적 한도 2,200만 원 수의계약 236건, 박람회 13곳 수의계약 1,630건이 보여 주는 시사점

여수세계섬박람회: 박람회 13곳 수의계약 1,630건을 금액순으로 분석해봤습니다

지난 글에서 여수세계섬박람회 조달 기록을 정리하다보니 특정 데이터에 눈이 계속 갔습니다. 바로 수의계약 건수 입니다. 수의계약 356건, 건수로 86%정도입니다.

여수만 그런가 싶어 박람회·엑스포 12곳을 더해 수의계약 1,630건을 금액순으로 비교해봤습니다.

대상은 여수세계섬박람회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새만금 잼버리, 강원세계산림엑스포, 태안원예치유박람회를 포함해 2021년 이후 열린 행사 13곳입니다. 전부 나라장터에 공개된 계약 기록이고 금액은 부가세를 포함합니다.


수의계약이란?

계약금액 구간 수의계약 건수
1,600만~1,800만 원 105
1,800만~2,000만 원 216
2,000만~2,200만 원 236
2,200만 초과~2,400만 원 7
2,400만~2,600만 원 14

공공입찰에서 추정가격 2,000만 원 이하 금액은 경쟁없이 바로 단일 업체와 계약 맺을 수 있게 합니다(제25조·제30조). 부가세를 더하면 2,200만 원. 그 금액을 넘으면 두 곳 이상의 견적을 나라장터에 공개로 받아야 합니다. 발주처가 업체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마지막 금액인 셈이죠.

자세한 한도는 수의계약 범위와 한도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수의계약이 문제인건가?

행사 수의계약 1,800만~2,200만 원 비중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786건 273건 35%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 41건 14건 34%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87건 27건 31%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103건 29건 28%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 42건 7건 17%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356건 56건 16%

경쟁이 없다보니 수의계약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살펴보니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순천만이 수의계약 건수로는 1위입니다. 786건 가운데 273건이 2,200만원 한도 바로 아래있는 수의계약들이었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금 온갖 조롱을 받은 여수는 16%로 낮은 축입니다. 잘된 박람회도 망한 박람회도 결국 계약 방식은 동일합니다.


2,000만원 이하 가격 세팅은 관행

금액을 한도 아래로 맞추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의 일을 둘로 나눠 각각 한도 아래로 만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시행령 제77조가 단일 공사의 분할 계약을 금지하고 지자체 감사에서도 단골로 지적되는 유형이거든요.

그래서 필터를 걸어 찾아봤습니다. 같은 발주처가 같은 업체와 60일 안에 비슷한 제목으로 2,200만 원 이하 수의계약을 두 건 이상 맺었고 합치면 한도를 넘는 경우. 44묶음이 나왔습니다.

발주처 계약 상대 계약명 등록일 · 금액
강원세계산림엑스포 조직위 태광테크 행사장 물탱크 보수공사 2024-04-04 2,156만 · 04-08 2,156만
산청엑스포 조직위 코리아가이드센터 일본 관광객 유치 현지설명회 용역 2023-05-09 1,980만 · 05-16 1,980만
순천만 조직위 다담건설 중국정원 시설물 철거공사 2023-01-16 같은 날 2,071만 + 1,140만
함양엑스포 조직위 국도전력 소망등 설치공사 · 운영시설 전기공사 2021-08-26 같은 날 1,268만 + 1,478만
여수섬박람회 조직위 남도테크닉스 상징 아트 포토존 경관조명 전기공사 2026-06-30 2,001만 · 08-07 1,827만
순천만 조직위 토당 실내정원 보도 철거 폐기물 처리용역 2023-01-16 2,090만 · 02-06 2,080만

제목과 금액이 완전히 같은 쌍(전체 7개)은 한 계약이 두 번 입력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날 두 건을 맺었거나 제목은 같은데 금액이 다른 경우는 그 설명이 통하지 않죠.

어느 쪽이든 설명할 책임은 발주처에 있습니다. 업체는 계약 상대방일 뿐입니다.

업체를 여럿으로 나누는 방식도 있습니다. 순천만 조직위는 2023년 5월 1일 하루에 봄꽃 구입 수의계약 15건을 농장 15곳과 맺었고 화훼연출 명목의 수의계약을 다 모으면 83건 11억 9천만 원입니다. 그중 81건이 2,200만 원 이하. 지역 농가에 고루 나누려는 뜻이었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번에 묶었다면 12억짜리 경쟁입찰이었을 것입니다.


1억이 넘는 수의계약의 계약 시점

1억 원 이상 수의계약은 51건, 111억 8천만 원입니다.

금액 행사 계약 상대 계약명 시점(계약 등록일 기준)
17.1억 새만금 잼버리 우일이엔씨 잡석부설 공사 개막 43일 전
4.9억 여수섬박람회(여수시) 이지티 스마트 안전관제 시스템 구축 개막 6일 뒤
3.3억 보령해양머드박람회 한화 불꽃쇼 운영 용역 개막 전날
3.2억 태안원예치유박람회 이캐슬 캐치! 티니핑 콜라보 이벤트 행사 기간 중, 공고 이력 없음
2.4억 태안원예치유박람회 엠비씨플레이비 키자니아GO 직업체험 운영 개막 9일 전, 공고 이력 없음

재공고까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넘길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26조). 합법적인 경로죠. 그래서 시점을 봐야 합니다. 잼버리는 개막 43일을 남기고 야영장 바닥에 깔 잡석 공사 17억 원을 수의로 맺었습니다. 그 야영장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두가 압니다. 여수의 안전관제는 공고 취소 한 번과 유찰 두 번 끝에 박람회가 문을 연 지 6일 뒤에 계약됐고요. 입찰을 제때 냈다면 유찰돼도 다시 낼 시간이 있었을 겁니다.

이게 두달 전 모습...

여수는 개막 뒤에 등록된 수의계약만 32건, 15억 원. 셔틀버스 랩핑 8,679만 원이 개막 6일 뒤에, 폭염 대비 쿨토시 6,539만 원이 9월 8일에 계약됐습니다. 관람객을 받으면서 행사장을 짓고 있었습니다. 공고 이력이 아예 없는 1억 이상 수의계약도 관급자재를 빼고 11건. 특정 캐릭터가 걸린 계약은 대체할 업체가 없다는 사유를 댈 수 있지만 그 사유서는 공개돼야 합니다.


이대로 괜찮은 건가?

예산을 짤 때부터 한도에 맞춰 사업을 설계했다면 2,090만 원짜리 계약이 많은 건 위법이 아닙니다. 조직위원회는 몇 년만 존재하는 조직이라 자잘한 구매가 많을 수밖에 없고 지역 농가에 일을 나누는 건 정책 목표이기도 하니까요. 일부 쌍은 중복 입력일 수 있고 계약 등록일은 체결일과 다릅니다.

그 모든 걸 감안해도 236 대 7이라는 숫자는 남습니다. 계약 하나하나에는 저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1,630건을 비교해보니 사정이 아니라 그냥 게으른 습관이 보입니다.


위 숫자들이 입찰 실무자들에게 의미하는 바

영업하는 입장에서 이 데이터는 사업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 줍니다. 박람회 13곳에서만 공고 없이 오간 2,200만 원 이하 계약이 1,292건. 나라장터 공고 알림만 보는 회사는 이 시장을 통째로 지나치고 있습니다. 5억 원이 넘는 협상 계약의 절반은 제안서를 낸 회사가 한 곳뿐이었고요. 경쟁이 치열해서 못 들어가는 시장이 있고 아무도 안 들어가서 비어 있는 시장이 있습니다.

관심 있는 발주처가 누구와 얼마짜리 수의계약을 반복하는지, 어떤 협상 계약이 단독 응찰로 끝났는지 뽑아 보고 싶으시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자료: 클라이원트 공공조달 데이터(나라장터 계약·공고·개찰 기록, 2019-01-01 ~ 2026-09-18 수집, 박람회·엑스포 조직위원회 13곳과 여수시 관련 발주분). 금액은 부가세 포함 계약금액입니다. 법령은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제26조·제30조·제77조를 참고했습니다(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분할계약 금지 관련 보도). 계약 상대 업체명은 공개된 계약 기록 그대로입니다. 계약 방식과 분할 여부를 정하는 주체는 발주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