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이원트, 미국 진출을 향한 첫 걸음

추석 연휴였던 9월 17일에 한국을 떠나 시카고, 앤아버, 시애틀, LA,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 D.C., 뉴욕까지 총 7개 도시를 방문하며 25개의 미팅을 소화했습니다. 마치 월드 투어를 다녀온 느낌이네요.

우선 운이 좋게 정말 다양한 분야와 규모의 기업인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이해관계가 전혀 없음에도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한인 동포분들께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미국 출장 후기는 간간이 링크드인과 유튜브를 통해 공유했지만, 이번 블로그에서는 보다 상세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미국은 정말 매력적인 시장임을 다시 느낍니다. 상식에 기반하고, 기브앤테이크가 명확합니다. 그래서 매우 정확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그것이 제가 원했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점은 두 가지입니다.

1) 미국 진출,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미국은 급진적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보수적입니다. 실리콘밸리처럼 혁신을 주도하지만, 미국 정부 중에는 아직도 플로피 디스크를 쓰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를 바꾸려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결국 바뀌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시장입니다. 하지만 뭐라고 딱 정의하기 어렵고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스위트 스팟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딜 가나 경쟁자가 있고, 그들의 홈그라운드이기 때문에, 굳이 왜 자국이 아닌 외국 기업 것을? 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초반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인들이 더 부지런하고 똑똑하니까? 오만입니다. 한국인들은 미국 시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현지인들이 아주 열을 냅니다. 그런데 성격까지 급해서 결과물이 안 나오면 닥달하죠. 누가 도와주고 싶겠습니까?

제 한국인 친구가 D.C.에서 변호사인데, 한국 고객들이 제일 힘들다고 합니다. 가격은 깎으려 하면서, 매번 급하니까 당일 안에 해달라고 독촉하거든요. 안 급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이제는 거의 양치기 소년처럼 그런 말은 쉽게 거절한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이 한국이 여기까지 온 비결일 수도 있고, 저도 성격 급한 건 상위 1% 안에 들겠지만, 결국 미움만 살 수 있습니다. (반성이 되네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죠. 미국인들도 네트워킹 살벌하게 하고, 자국에서 살아남기 정말 힘듭니다. 온전히 운에 맡기는 도박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두세 배의 시간과 돈이 자연스레 더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미국에 성공적으로 소프트 랜딩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 입장에선 미국 외 모두가 외국입니다. 한국이 요즘 떠오르는 건 맞고, 지금이 미국 진출하기에 적기인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한국은 그냥 외국 중 하나일 뿐입니다. 미국인 50%는 여권도 없고 버블 속에 갇혀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굳이 거기서 나올 필요가 그들에게는 없습니다. 이게 미국의 현실입니다.

2) 하지만 미국 진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가끔 현지 분들께서 "아시아에서 잘하면 되지, 굳이 왜 미국에 오려고 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미국 시장이 거대한 것은 맞지만, 그게 굳이 우리에게 떨어질 보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한국은 인구 절벽과 초고령화 시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는 모두가 정말 노력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달리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성장하는 시장이고,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그나마 외국 기업에게 눈길을 주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한국은 정말 폐쇄적이죠)

우리가 외국 기업으로서 자국 기업에 비해 불리한 것은 오히려 공정한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보다 2-3배 강력한 제품과 실행력을 갖춘다면 경쟁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단, 그들의 요구 조건에 부합해야겠죠. (내부 프로세스나 법적 절차 등)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올랐지만, 마인드는 아직 개발도상국처럼 서로 단합하고 으샤으샤하는 문화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을 일으킨 1세대 분들을 존경하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 마인드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수준에서 자만하지 않고,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아직 몰라서 용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국을 타겟으로 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저희 내부에서 농담 삼아 자주 쓰는 말이 있습니다. "어쩌라고." 누가 뭐라 하면 앞에서는 "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하고, 속으로는 그렇게 말합니다. 그렇다고 도전도 안 하고 현실에 안주할 순 없잖아요.

삼성도 외국 마트 앞에서 할인 전단지를 돌리는 것부터 시작했고, 정주영 회장도 천 원에 거북선 그림을 보여주며 외화 투자를 끌어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K-Pop이 미국을 뚫는 데도 거의 20년이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겠지만, 늘 보수적으로 생각하면서도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외화벌이를 하는 모든 기업을 존경하고, 다 같이 응원합니다. 결국 우리 모두 해낼 겁니다! (맨 아래에 깜짝 소식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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