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예가란? 공공입찰 예정가격이 정해지는 구조

공공입찰에서 낙찰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예정가격. 이 가격은 발주처가 임의로 정하는 게 아니라, 15개 예비가격 후보 중 입찰자들이 추첨한 번호로 결정된다. 이 구조를 복수예가라고 부른다.

복수예가란? 공공입찰 예정가격이 정해지는 구조

나라장터에서 입찰 공고를 열어보면 '기초금액'은 보이는데 '예정가격'은 비어 있다.

입찰 마감 후에야 예정가격이 확정되고, 그 가격에 가장 가까운 투찰가를 쓴 업체가 낙찰된다. 예정가격이 입찰 전에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게 처음 입찰하는 사람에게는 직관적이지 않다. 이 구조의 중심에 있는 개념이 복수예가다.

복수예가는 '복수(여러 개의) + 예비가격'을 줄인 말이다. 발주처가 예정가격을 미리 하나로 정해두는 대신, 입찰 시스템이 15개의 예비가격 후보를 무작위로 만들어두고, 입찰자들의 추첨을 거쳐 최종 예정가격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단일 가격을 사전에 정해두면 유출이나 담합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를 구조적으로 막기 위해 도입됐다.


기초금액에서 예정가격까지, 4단계

이게 되면 나라를 이긴 거니 축하 드립니다.

발주처가 먼저 기초금액을 공개한다. 해당 사업의 대략적인 예산 규모를 산정한 숫자로, 입찰자가 투찰가를 잡을 때 참고하는 기준점이다.

기초금액이 공개되면 나라장터(G2B) 시스템이 이 금액의 ±2%에서 ±3% 범위 안에서 15개의 예비가격을 무작위로 만든다. 시스템이 자동 생성하는 방식이라 발주처 담당자도 구체적인 금액을 미리 알 수 없다. 15개 금액에는 1번부터 15번까지 번호가 붙는다.

입찰에 참여하는 각 업체는 투찰할 때 이 15개 번호 중 2개를 고른다. 어떤 번호에 어떤 금액이 들어있는지는 비공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작위 추첨이다.

추첨이 끝나면 전체 결과를 취합한다. 가장 많이 선택된 상위 4개 번호에 해당하는 예비가격의 산술평균이 최종 예정가격이 된다.

실제 입찰에서는 특정 번호가 몰리지 않고 비슷하게 분산되는 경우가 꽤 있다. 선택 횟수가 동일한 번호가 여러 개 나오면, 시스템 설계에 따라 번호가 빠른 순서 또는 추가 무작위 추첨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4개를 뽑는다. 이 부분도 사람의 개입 없이 시스템이 처리한다.


예측할 수 있다는 말에 대해

입찰 시장에는 복수예가를 예측해준다는 컨설팅 업체가 존재한다.

이게 되면 일을 왜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구조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15개 금액 자체가 무작위로 생성되고, 각 입찰자가 어떤 번호를 추첨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최종 예정가격을 사전에 맞추는 건 로또 번호를 맞추는 것과 다를 바 없다.

2024년 나라장터에 공고된 추정가격 5천만 원 이상 복수예가 공고 89,873건, 참여 기업 151,753곳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 점이 확인됐다. 특정 기업이 예측을 통해 유의미하게 높은 수주율을 기록한 사례는 없었다. 모든 기업이 비슷한 수준의 낮은 수주 성공률을 보였고, 컨설팅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을 얻은 흔적도 데이터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이 분석의 상세 내용은 복수예가 예측, 진짜 가능할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복수예가 구조에서 입찰자가 집중해야 하는 것

최근 AI 이걸 유추 할 수 있다는 업체들도 있는데, 클라이원트는 챗 지피티 / 구글 아카데미 협업사이다. AI 활용쪽으로는 어느정도 인정을 받은 우리도 솔직하게 말한다. 복수예가 사업 가격은 맞출 수 없다고!

복수예가 자체는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15개 금액도 추첨 결과도 입찰자가 조절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고, 최종 예정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입찰 실무에서 시간을 써야 하는 곳은 가격 예측이 아니라 제안서의 내용과 전략이다.

공공입찰에서 가격 점수는 복수예가 구조상 운의 영역에 가깝다. 반면 기술 점수, 즉 제안서 평가 점수는 준비한 만큼 올릴 수 있는 영역이다. 같은 시간을 쓴다면 입찰 준비의 핵심은 가격 맞추기보다 제안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있다.